커피와 생산성의 상관관계

17/12/2018

한국은 지난 해 호주를 제치고 세계 7위의 커피 수입국으로 파악 되었습니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돌파 했으며, 이를 환산하면 1인당 연간 512잔을 마신 것으로서 전국민이 최소 하루에 1~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셈이지요. 커피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도 있으며, 우울증을 극복에 도움을 주고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최근 커피의 품질이 회사의 생산성과 관계가 깊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좋은 커피가 있다면 사내 교류를 증진시켜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내용입니다. 우수한 직원 복지 시스템의 대명사인 구글의 직원들이 인터뷰를 할 때 종종 구글 복지의 핵심은 공짜커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유명 캡슐커피 메이커인 네스프레소가 영국과 아일랜드의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우수한 품질의 커피는 업무 능력을 향상 시키고 회사가 직원들을 신경 쓰고 있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물론 커피 회사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인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커피 한잔은 단순히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MIT의 벤자민 와버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커피가 매출을 상승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매출이 오르지 않던 한 제약회사가 와버 교수에게 컨설팅 의뢰를 했는데 연구팀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 했습니다.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다른 부서의 직원과 만나는 비율이 늘어날 때 마다 매출 실적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이를 발견한 와버 교수의 해법이 바로 커피였습니다. 회사에 너무 많은 커피머신이 있다 보니 항상 보는 사람만 보게 되는 문제가 있어 커피 머신 수를 줄이고 직원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커피머신을 재배치 했습니다. 그러자 3개월 후 회사 매출이 약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와버교수는 커피를 통해 직원들의 사내 교류가 증가하고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 합니다.

직원 수가 천명이 넘는 HootSuite 라는 회사는 직원 수가 늘면서 내부 소통이 줄어들자 재미있는 이벤트를 실시했습니다. 전 직원을 무작위로 매칭하여 커피를 한 잔 나누도록 하고 셀카를 찍어 사내 페이스북에 게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직원들은 궁금한 점, 어려운 점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며 다른 부서의 업무를 이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더 많이 창출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미시간 주립대의 오웬 스미스 교수는 [혁신은 협업에서 나오고 협업은 동선이 겹쳐야 나온다. 우연히 대화를 나눈 상대가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내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툭 던진다면 거기서 협업과 혁신이 나온다]라고 주장 합니다.스티브 잡스가 픽사 시절에 직원용 카페를 건물 중앙으로 옮긴 이유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부서의 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금연 문화가 정착되어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회사 휴게실에서 자욱한 연기속에 담배를 태우며 잡답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때는 담배가 대화의 매개체였지요. 담배를 태우러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른 부서의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이 사내 정보 교류의 창구였습니다. 금연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금단증상의 고통 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주장하는 직원들도 많이 있을 정도 였습니다. 물론 아직도 흡연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이제는 커피가 담배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나른한 오후,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동료들과 향긋한 커피 한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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